느닷없이 연애 이야기?
월급 독립 프로젝트 카테고리에 왜 뜬금없이 연애 이야기를 하나 싶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이 사랑이라는 것의 가치는 월급 독립, 경제적 자유 뭐 이런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딱히 다른 곳에 적기도 뭐하고 하니 생각난 내용을 그냥 여기에 적어보렵니다.
최근에 친구 한 놈이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솔로였는데 부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외롭다는 느낌도 조금 있었고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를 하면 외로움이 사라질까?’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연애를 해도 외롭다는 건 왜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연애를 할 때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결혼정보 회사에서 커플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외로움의 강도가 솔로와 커플 중 언제 더 셌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남성은 70.7%가 솔로일 때를 택한 반면, 여성은 58.7%가 커플일 때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솔로일 때보다 커플일 때 외로움을 느끼는 여성이 더 많았습니다. 그만큼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은 비율로 연애를 하고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여자들이 어떻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지, 그 과정을 상상해 보면 대충 감이 옵니다.
커플들의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남자가 먼저 여자에게 애정공세를 펼치게 됩니다. 여자도 이에 마음을 열게 되어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연애를 시작합니다. 연애 초반에는 남자가 여자를 많이 챙겨주고 그렇습니다.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남자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여자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게 되죠. 몇 번 싸우면서 이별의 위기를 넘기기도 하며 1년, 2년 계속 만납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애정은 더욱 단단해져갑니다.
근데 남자의 태도는 연애 초기 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 때문에 여자는 왠지 모를 외로움과 남자친구에 대한 서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괜히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내게 됩니다. 자신이 별것도 아닌 거로 짜증을 내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죠. 이런 감정이 몇 번 이어지다 보면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게 되고, 이 갈등 때문에 남자친구가 멀어지는 것 같아 여자는 더욱 외로워지게 됩니다.
주변에 많은 사례를 보면 여자들이 외롭다고 말하게 되는 과정이 대부분 이런 것 같습니다.
연애를 해도 외로운 이유
저는 남자이기 때문에 지극히 남자의 입장에서 남자라는 종족이 어떤 종족인지를 말해보겠습니다.
여자친구를 외롭게 하는 게 남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왜 여자가 더 많이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건지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애 초기에 남자는 여자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관계가 친밀해지면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집중하느라 소홀히 했던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게 됩니다.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회사 사람들과의 교류도 연애 초기보다 활발해집니다. 잠시 미뤘던 자기 계발도 다시 시작합니다.
이러다 보니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사랑이 식었다.” 이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니라 사랑의 형태가 변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여자친구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바뀐 것 같아도 비정상적인 게 아닙니다. 오히려 연애 초반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이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매일 바쁜 것처럼 보이는 데 정말로 바쁜 게 아니더라도 왜 바쁘다고 하는 건지 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자들이 바쁘다고 하는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단순해서 뭔가를 한꺼번에 동시에 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가족, 친구, 직장, 연애 이런 것들을 분리해놓게 됩니다. 저만하더라도 ‘가족들 사이의 나’, ‘친구들 사이의 나’, ‘회사에서의 나’, 그 모습들이 서로 극명하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직장에서 뭔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남자들은 이걸 친구나 연인에게 관련된 대화를 하며 공감을 받으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신경을 쓰다 보니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남자들은 여자친구에게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입니다.
남자가 동굴에 들어간다는 말도 이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문제를 같이 해결하지 않고 혼자 끌어안고 동굴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야근 때문에 피곤해서 집에서 쉬겠다는 남자친구,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주말에 못 보겠다는 남자친구 등등. 형태는 달라도 다 비슷한 이유일 겁니다.
남자는 직장, 친구, 연애 이런 것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서로 섞이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여자들은 보통 공감을 통해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내 남자친구가 나를 가깝게 생각하지 않나’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이걸 표현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갈등이 생기면 서운함과 외로움이라는 감정도 생기게 됩니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히 다르다.
이런 남자친구 때문에 서운함과 외로움을 느낄지라도 “내가 좋아 친구가 좋아?”, “내가 좋아 축구가 좋아?” “내가 중요해 회사 일이 중요해?” 이런 질문은 되도록이면 진심을 담아서는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장난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괜찮지만, 진심으로 그런 말을 꺼낸다면 남자는 “지금부터 나랑 싸워볼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다고 남자는 너무 그러지 말고 여자친구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면 모든 걸 공유하고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가 외로움을 느껴 힘들어한다면 자신에게도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니 반성해야 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입장이 바뀐 커플의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외로움은 나쁜 감정이 아니다.
연애를 해도 외로운 이유를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글로 옮겨보았는데요.
‘왜 나는 연애를 해도 외로울까’를 생각해 볼 것이 아니라 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은 결코 나쁜 감정이 아닙니다.
혹시라도 연애를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잘라내고 연인에게만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나중에 더 큰 외로움에 빠져 괴로워질지도 모릅니다.
휴대폰을 열어서 연락처를 살펴보고 그동안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한번 연락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